나의 이야기

하루하루

Peter-C 2017. 6. 5. 06:34

하루하루

오늘도
시시한 하루,
별일 없는 하루,
그저 그런 하루,
그렇고 그런 하루다.

대단한 것도 없고,
특별한 것도 없다.
하루는 어김없이 흘러간다.

어느 선각자가 하루하루를
단 한 번뿐인 인생인 것처럼 생각하라 했는데
그게 어디 내 마음대로 되는가.

어제와 다름없는 나,
오늘도 변함이 없는 나,
내일도 발전이 없는 나다.

달라진 건,
나뭇잎들이 더욱 짙게 푸르러지고
녹음(綠陰)이 우거졌다.

오늘도 그저 무사하다.
그것으로 기뻐하고 감사하란다.

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
<I 데살로니카 5.16)

지나온 세월동안
작고 큰 시련도 겪었고,
좌절의 맛도 보았다.

그걸 생각하면
지금의 나를,
별일 없는 나를
감사해야 한다.

사실 그동안
감사한 줄도,
감사할 줄을 몰랐다.

대단한 것이 없었다고
시시한 것이 아니라
오늘 하루가 별탈이 없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그게 좋은 날이란 걸,
평생에 그리 많지 않다는 걸
시시한 이런 날엔 잘 모른다.

어떤 처지에서든지 보다는
무사한 하루가 진정 고마운 일이다.

대단한 감탄과 감동을 받아야만,
경이롭고 신비한 일을 겪어야만,
인상 깊은 놀라운 일이
일어나야만 하는 하루가 아니다.

청량한 새소리를 듣는 것도,
맑고 푸른 하늘을 쳐다 볼 수 있다는 것도,
건강한 몸이라는 것도 고마운 일이다.

아픔과 고통을 겪고,
그 끝에야 겨우
기쁨과 고마움을 알았었다.
겪어봐야만 알 수가 있었다.

감사할 줄 모르고
자기가 베푼 일만을 내세우는 아둔함도
노년에 아름답지 못한 일이다.

Andre Gide는
아침을 바라볼 때는
마치 만물이 거기서 태어나듯이 바라보고,
저녁을 바라볼 때는
마치 하루가 거기서 죽어 가듯이 바라보라 했다.

이제 좀 더
지혜롭고 현명하게
감사할 줄 알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각뿐인 하고 싶은 일들  (0) 2017.06.12
고집(固執)과 아집(我執)  (0) 2017.06.11
6월이다  (0) 2017.06.02
사건과 감정  (0) 2017.05.31
아끼고 즐기자  (0) 2017.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