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뿐인 하고 싶은 일들
친구가 “밥 먹자.”고 전화를 한다.
선약이 있다고 하면
“백수가 뭐가 그리 바쁘냐?”며 핀잔이다.
핀잔이 싫어서 기어코 약속을 한다.
경조사는 더더욱 피할 명분이 없다.
이래저래 각종 모임도 꼭 참석을 해야지
불참하면 어디 병이라도 앓는가하고
의심도 받고 뜬소문도 발생할까 염려스럽다.
보고 싶은 친구,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
바깥나들이도 많은 이유다.
은퇴를 하니 이제 내 마음대로다.
벼르고 벼른 일들은 아니지만
자꾸만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들이 생긴다.
나태한 모습보다는
부지런한 태도를 뽐내고
건실(健實)함을 과시하고 싶은 것도 있다.
제일 하고 싶은 것은 무엇보다
차를 마시면서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명화를 보는 것
여유로움을 즐기는 것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는 일이, 해야 할 일들이 빽빽하다.
하루가 짧다.
글쓰기, 근력 운동, 책 읽기,
교양강좌 듣기, 드럼연습 등
일일이 다 챙겨서 하기가 힘들다.
전에는 일주일 한 번 꼭 산행을 했었는데,
요즘은 일주일에 두 번 드럼교실에 다니니
산행이 크게 줄었다.
그런데 문제는 출근이 없으니
가사도우미(?)가 됐다.
설거지, 빨래 널기와 접기,
청소, 쓰레기 버리기 등
수시로 날 부른다.
이 또한 피할 재간이 없다.
잔소리를 듣기 싫어서
군말 없이 묵묵히 하지만
종종 나의 일에 방해가 되는 경우가 있다.
내가 한참 어떤 일에 집중을 할 때에도
마무가내식이다.
책을 읽고 있을 때나
PC나 핸드폰으로 교양강좌를 듣고 있을 때는
잠시 멈춤으로 그래도 양보를 할 수가 있다.
그러나 글쓰기에 집중을 할 때,
한참 노래에 맞추어 드럼연주 연습을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심사(心思)가 고약하다.
요즘은 PC, 핸드폰 등을 통해
교양강좌, 인문학 강의를 듣고 싶다.
EBS 인문학 특강, EBS 특별기획,
지혜의 향연, 책 읽는 토요일, 인문학 특강
플라톤 아카데미, TED,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참 많기도 하다.
보통 한 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여유와 인내가 필요하다.
공짜로 늦깎이 공부다.
내가 몰랐었던 것,
새로운 것들이 너무도 많다.
해야 할 일, 할 일,
보고, 듣고, 배워야 할 일들이
천지사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