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생각하는 게 아닌지?
상대방을 먼저 배려하는 것이
기본적인 예의의 출발이다.
노인의 특징 중의 하나가
나만을 생각하고
나 위주로,
나를 대접 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우선 내가 편해야 한다.
내가 불편하면 안 된다.
나는 그만큼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내 속 마음대로 해 주지 않으면
섭섭해 하고,
서운해 하고
삐진다.
마음속의 솔직한 요구는
입 밖에 내지도 않는다.
일일이 말하기를 꺼린다.
체신머리가 서질 않기 때문이다.
말도 하지 않으면서
겉으로 표현도 하지 않으면서
알아서 해 주길 바란다.
내 속 뜻대로 해 주지 않으면
무시한다고
우습게 안다고
얼굴표정이 금방 달라진다.
이내 토라진다.
상대방은 자기의 불편함을
전혀 고려치 않고
내 주장으로
내 고집만 부린다고 여긴다.
서로 눈치싸움이다.
겉으론 어른 대우를 받고자 함이 아니라
극구 부인하고 사양(辭讓)하지만
속으론 대접을 받고자 괜한 투정이다.
내 주장을 꺾고
상대방의 편이만 생각해주면
버릇이 나빠지고
점점 더 나를 업신여길 것으로 우려한다.
이 또한 자존심 싸움이다.
서로 눈치를 보며
서로 불편함만 쌓여간다.
서로 자기를 어찌보고 이러는가
서운함과 억울함이 깊어진다.
편안함을 추구하고 유지하기 위해선
서로 양보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잘 알면서도 잘 안 된다.
자존심이 허락지 않는다.
내가 좀 불편하더라도
나의 자존심이 좀 깎여도
내 체면과 위신이 약간 망가져도
눈 딱 감고 감수하면 그만인 것을.
대접을 받으려면
내가 대접받고 싶은 만큼
먼저 대접을 하라했다.
너그럽고
친절하고
겸손한 마음씨가
해답이다.
그 조금의 양보가,
그 약간의 자존심 손해가,
그렇게 힘들고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