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달님에게

Peter-C 2017. 10. 6. 07:31



달님에게

어두운 밤을 지키는 달님!

그 높은 곳에서
이 어둠 속에
이 세상이 보이십니까?

늘 그랬는데, 새삼스럽게 뭘?
그래도 오늘따라 예전과 달리 보이시네요.

외롭거나
쓸쓸하시지는 않으신지?
이 즐겁고 행복한 추석 명절에
그럴 리가 있겠나?

이 세상을
달빛으로만 보고 싶으신 거죠?
자세히 보기가 싫으신 거죠?

이 세상의
나쁜 모습
더러운 점
치사한 태도
천박한 언행
아귀다툼
매스꺼운 양심들

모두를 달님은
이미 다 잘 알고 계시겠죠?

남보다 자기를
나라와 민족보다 자기를
가면과 가식을
삐뚤어진 정의를
알면서도
모른 척 하고 계십니다.

이 부끄러운
욕심과 욕망들을
꿰뚫고 계실 겁니다.

모른 체 할뿐
괴로움도 내색 안하시고
얼마나 마음이 아프십니까?

그러면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 밤에
달님에
애원을 하고
간청을 하고
바라고 원하고
얼마나 시달리십니까?

너무나 뻔뻔스럽죠.
너무나 부끄러움을 모르죠.
자기 잘못은 감쪽같이 감추고
맡겨 놓은 것처럼 바라니
얌체 짓이죠.

외면하지 않으시겠다는 듯
못 들어주어 미안하다는 듯
인자한 미소를 보내고 계십니다.

언제나
거룩하고
아름답습니다.

용서하고
이해하고
포용하시니

너그럽고
여유롭고
인자하고
포근하고
아늑하고
따뜻합니다.

달님마음처럼
닮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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