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에서
매일 일정한 시간에
산책을 하는 것은 아니다.
기분이 꿀꿀하거나,
걷기가 생각이 나면,
운동이 필요할 때에,
딱히 할 일이 없을 땐,
선택의 여지가 없이
광교호수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다녀오면 기분이 상쾌해지니
중독성에 가까울 정도다.
1시간 코스도 있고
1시간 반, 두 시간 걸리는 경우도 있다.
마음먹기에 달렸다.
산책길에 들어서면
연인들, 부부들, 노부부,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들,
자전거를 타는 사람 등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
그중에는
외로운 사람도 있을 테고,
행복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고민거리가 가득한 사람도,
기쁨에 넘쳐 어쩔 줄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좀 더 나은 건강을 위해
열심히 뜀박질을 하는 사람도 있고,
뚱뚱한 사람은 살을 빼기 위해,
당뇨나 혈압을 달래기 위해,
각가지 사연으로 열심히들 걷고 있다.
어느 곳엔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는 사람도 있다.
제법 많은 관객들이 손뼉을 치며
그의 노래에 빠져든다.
연인들은 연인들대로
젊은 부부들은 그들대로
노부부는 노인들답게
다정한 모습들이다.
손을 잡고 걷는 사람,
팔짱을 끼고 걷는 사람,
얼굴을 마주보며 웃으며 걷는 사람,
혼자서 심각한 얼굴로 걷는 사람,
각오가 대단한 긴장된 모습으로 걷는 사람 등
다양도 하다.
멀리서 온 사람도 있고,
가까운 아파트 주민도 있다.
옷차림으로 짐작한다.
저마다의 약간의 고민은 있겠으나
이 시간에, 이 장소에서
이렇게 산책을 하는 모습은
아름답고 행복 그 자체이다.
누구나 지니고 있는 삶의 목표를 위해
쓰고 단맛을 맛볼 것이다.
그것을 달래려, 누리려
오늘도 걷고 또 걷는 것이다.
걷듯이 일상을 그렇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호수공원의 사람들 산책은
특별한 날의 모습이 아니라
평범한 날들의 일상이다.
후안무치(厚顔無恥)의
이름나고 잘난 사람들보다
사람의 도리(道理)를 잘 지키며
호수가 길을 산책을 하듯
일상을 잘 꾸려가고 있으면
성공된 삶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