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큰댁 형수님

Peter-C 2017. 10. 30. 07:15

큰댁 형수님

오늘은 큰댁 조카 결혼식 날이다.
4촌들을 비롯한 일가친척들의 얼굴을
오랜만에 본다.

우리 아버지는 4男2女 중에 차남이시다.
큰어머니와 작은 고모님이 생존해 계시고
모두들 돌아가셨다.

모두들 서울과 수도권에서 살고 있지만
경조사 때를 제외하면
친척들을 볼 기회가 흔치 않다.

큰댁 형,
나보다 두 살 많은 형님이다.
그러나 2살은 숫자에 불과하고
일가친척들이 형을 대하는 예우는
굉장하다.

장손이기 때문이다.
몇 년 전에 돌아 가셨지만
생존 시에는 친척들의 모든 경조사 때에
형의 위상은 어김없이 발휘된다.

친척들의 촌수며
예식의 절차며
친척들의 안부며
그 형님은 친척들의 일에 관해서
모르는 게 없다.

형님이 말하는 것이
곧 예법이요, 절차다.

우리 형은 그 형보다 한 살 위지만
친척들이 모인 가운데에선
그 형은 장손이지만
우리 형은 그냥 4촌의 한 사람일 뿐이다.

넉넉지 못한 살림에
장손의 역할을 할라치면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자주 있는 제사,
명절 때 차례,
경조사 때의 역할 등
그 Stress를 내 어찌 상상이나 할 수가 있을까.

형도 형이지만
형수님께서 얼마나 힘이 들었겠는가.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살아가려면
관혼상제(冠婚喪祭)의 굴레를 벗어 날 수가 없다.
전통이자, 관습이요, 인간의 도리다.

요즘은 핵가족시대라
모두가 장남이요, 장손이다.
서양문물이 유입되면서
많은 변화가 있지만
장남, 장손의 책임과 부담은 여전하다.

부모를 모시고 함께 살면서
관혼상제를 어김없이 지키며
살아가는 이,
과연 몇이나 될까.

시대가 변했으니
관습도 변해야 한다는
한탄스런 말로 변했다.

혼자되신 형수님,
장손의 며느리로,
두 아들의 어머니로서
얼마나 마음의 부담이 컸을까?

말 할 수없는 고생을 한 분이요,
고마워해야 할 분이다.

부디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하느님께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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