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

회장님 모시기

Peter-C 2017. 12. 10. 06:36

회장님 모시기

연말에는 모든 조직 기관들처럼
내가 속해 있는 크고 작은 모임들도
1년간의 결산과 함께 송년회가 열린다.

피할 수없는 천륜으로 맺어진 조직도 있고,
자연발생적으로 꾸려진 모임도 있고,
자의반 타의반으로 모이는 회(會)도 있고,
같은 취미로 만난 동호회도 있다.

연말 행사에 관심사 중 하나가
모임의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 교체다.

권력과 명예를 좋아하는 정치가들은
서슴없이 나서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꼬리를 내린다.

대부분 한두 사람의 희생으로
잘 꾸려간다.
대개의 회원들은
봉사는 하되 감투는 싫어한다.

이제 나이가 있어 더더욱
회장(會長)을 꺼린다.

“잘해야 본전”이라는 염려도 있고,
부담감도 적지 않다.

경제적 여유도 있어야
회장직도 어깨를 피며 한다.

회장 직함을 지니게 되면
여행, 타 모임 등 Schedule 짜기에
융통성도 좁아든다.

회장 자리를 서로 고사(固辭)하니
이름의 가나다순으로 하는 묘안(?)까지 등장했다.

일단 회장직을 맡으면
책임감과 명예 때문에
허투루 하는 사람을 못 봤다.

남이 보기엔
직함만 있을 뿐
하는 일이 없어 보이지만
당사자는 꽤나 부담을 느낀다.

회장은
회원들 간의 친목,
경조사 챙기기,
서로의 안부소식 공유 등
단결과 화합 분위기 조성에 신경을 쓴다.

무엇보다
모임을 계획하고 연락하고
참석여부를 챙기는 일이다.

회원들은 참석여부를 통보함은 물론
당연히 참석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성의를 보이지 않을 땐,

회원들의 협조가 빈약한 것으로 여겨
회장으로서는 회의(懷疑)를 느끼고,
섭섭한 마음도 피할 도리가 없다.

일단 회원이 되면
의무는 잊어버리고
권리만을 주장하는 속물들이 아니고선
회장님을 비롯한 회원들에게
적극 협조해야한다.

협조라는 게
겨우(?) 모임 참석인데도
그게 그렇게 힘들다.

건강할 때
열심히 모임에 참석을 해야지,
건강 때문에 모임에 불참한다면
그땐 끝장이 아닌가.

오랜만에 참석하여
폭삭 늙은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자주 얼굴을 내밀어
깊게 익어가는 정(情)을 나눠야 한다.

그러나 저러나
모임의 중심인 회장님을 모시기가
점점 더 어려워져만 가니
나이가 듦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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