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

서두름

Peter-C 2018. 10. 11. 06:52

서두름

며칠 전 일이다.
친구 딸 결혼식이 있었다.

나는 일찌감치 서둘러 결혼식장에 도착했다.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동영상으로 만들어
선물을 하고 싶었다.

친구 J가 벌써 도착해 있었다.
“일찍도 왔네.”하고 인사를 했다.
그가 말했다.
“나는 직장 생활하면서
결혼식장에 일찍 다니는 버릇이 있어.
일찍 도착해야 혼주와 인사도 여유 있게 하고
하고 싶은 얘기도 할 수가 있거든.”

옳은 말이었다.
시간이 임박해 도착하면
허겁지겁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나중에 기억도 가물가물 할 것이다.

나는 모임에도 서둘러 간다.
늘 일찍 도착하는 편이다.
약속 시간 전에 미리 도착하지 않으면
큰 실수라도 한 듯하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미안해서 어쩔 줄을 모른다.

시간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신뢰가 떨어진다고 여긴다.

왜 서두르는가?
남을 너무 의식하는 것인가?
핀잔을 듣고 싶지 않아서인가?
남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음인가?

부지런함인가?
성격이 급한 것인가?

마음이 급해 서두르는
조급성은 싫다.

조급성은 불안한 마음이다.
여유가 없다.
그러나 약속 장소에 일찍 도착하면
여유가 있다.
여유를 갖고자 서두른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빨리 빨리”가 떠오른다.
누구는 그 성질 때문에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는 것이다.

느긋한 성질로 가능했을까?
일제 수탈과 압박과 6.25 전쟁으로
폐허에서 이룩한 경제성장이다.

기왕이면 서두르자.
나쁠 것 없잖은가.

'친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가을에  (0) 2018.10.17
기도(祈禱)  (0) 2018.10.13
자신감(自信感)  (0) 2018.10.06
인간관계  (0) 2018.10.05
고구마 캐기  (0) 2018.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