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수원의 네 번째 천지개벽

Peter-C 2019. 5. 12. 07:26

수원의 네 번째 천지개벽

나는 용인과 수원 경계에서 산다.
주소지는 경기도지만 서울사람으로 착각하고 산다.
내 생활권은 수원이다.

경상도는 문둥이, 전라도는 깽깽이, 충청도는 핫바지
경기도는 깍쟁이라는 별명이 있다.

경기도의 개성 깍쟁이는 서울깍쟁이를 못 이기고
서울깍쟁이는 수원 깍쟁이를 못 이긴단다.
경기도 깍쟁이 중에 깍쟁이는 수원사람이란다.

수원은 높고 큰 산 광교산 아래
하천이 사방팔방으로 발달한 평야다.

수원은 현재까지 세 차례의 천지개벽을 겪었단다.

첫 번째가 정조대왕이 화성행궁을 축조할 때,
두 번째가 일제시대 때 농업시험장을 설치하면서
세 번째가 삼성전자가 삼성시티를 건설했을 때란다.

이제 네 번째 수원의 천지개벽을 꿈꾸고 있단다.
수원 공군비행장 이전에 따른 도시변화다.

정조대왕은 화성행궁, 신도시를 건설할 때
세 가지 큰일을 했다.

첫 째,
화성행궁 노역, 부역에 노임을 줬다.
그전까지는 나라의 부역(賦役)은
무노임(無勞賃), 의무사항이었다.

일꾼들에게 노임을 지불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일들을 열심히 했고
공사기간을 단축시켰다.

둘 째,
노임을 현찰을 줬으니
돈을 써야 할 것 아닌가.
서울 상인들을 불러 모아
저리 융자를 해주면서
저잣거리, 시장이 서게 했다.

수원에는 지금도 재래시장이 많다.
지동시장, 영동시장, 못골시장,
매탄시장, 남문시장, 팔달시장 등
동네마다 전통시장이 있다.

깍쟁이는 본래 청계천변에
땅꾼들, 거지들, 장의사로
약삭빠르고 이기적이고 인색하여
얄미운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었다.

시장상인들이 대개 깍쟁이 노릇을 해야
돈을 번다.

운동선수 중 가장 깍쟁이 같은 선수는
아마도 축구 선수들일 것이다.

공을 보면
약삭빠르고 이기적이고
인색하기 그지없다.

차범근, 박지성, 이승우가
수원 출신이다.

정조대왕이 한 세 번째 큰일은
수원이 하천이 많으니
물가에서 금방 잘 자라는
버드나무를 많이 심었다.
땔감을 조달하는 방책이었다.

버드내, 머드내, 세류동, 잔다리 등.
수원 동네 이름들이 재미있다.
하천과 버드나무 등을 연상케 한다.

최근에 수원비행장 이전계획이 발표되었다.
화성시 화옹지구란다.

수원시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 넓은 공군비행장을
공원, 아파트로 채울 것인가.
삼성전자 수원시티처럼
대규모 산업시설을 유치할 수가 있겠는가.

수원의 네 번째 천지개벽을
수원공군비행장을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달렸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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