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

“화랑대에서 동작동까지”

Peter-C 2019. 6. 4. 08:16



“화랑대에서 동작동까지”

그랬다.
소설이나 Documentary 제목이 아니다.
그들이 먼저 실행에 옮겼다.

동작동 현충원 충혼당에서
26명의 그들을 생각하는 날이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생을 바친
그들의 명예로운 삶을 기억하는 날이다.

그들은 지금
더 좋은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이 보고 싶다.

나는 이렇게 살아있는데
그들을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것이
믿을 수가 없다.
핸드폰이라도 하면
응답이 올 것만 같다.

그대들과의 연결다리는
같이 공부를 했고,
같이 고난을 이겨냈고,
함께 고통을 견뎌냈다는
동기애이다.

그대들을 생각하면
“죽음”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죽는 게 어떤 건지,
죽어 있는 게 어떤 건지
단지 상상할 뿐이다.

죽어가는 삶이지만
죽지 않을 것같이 살고 있다.
아름답게 죽기를
우아하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한평생 살면서 죽음이란 경험은
단 한 번밖에 없다.

70이든, 0이든
10년 후든, 20년 후든,
죽는다는 건 분명하다.

“왜 하필 나인가?”
“안 될 것도 없잖아?”
순서가 없다.

먼저 가는 사람이 형님이다.
내 의지로 이 세상에 태어난 게 아니니
내 의지로 떠날 수도 없음이다.

그대들의 죽음을 통하여
나는 좀 더 겸손해야함을 깨닫는다.

그대들의 죽음과 그대들의 삶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나의 삶에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탐구하게 된다.

어느 글쟁이는
“죽음이란 잠이나 다름없으니
죽는 것도 괜찮다.”라고 했다.

죽어가면서 살고 있는 요즘
가장 큰 위안이 되는 것은
바로 동기생들이 있다는 것이다.

죽음을 향하여 가고 있음을,
죽어가는 삶을,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그대들이 나에게
어떤 당부를 하고 있는지,
어떤 삶을 살아가라고 하는지
알 듯하다.

편히 쉬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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