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시대
“나 검사야.”
“나쁜 놈들을 잡는 게 검사야!”
영화나 Drama에서 나오는 대사다.
요즘처럼 검사들의 이름을
많이 알고 있은 적이 있었나.
전에는 검찰총장이 누구인지,
아니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다.
조직편성이 어떻게 돼 있는지
관심도 없었다.
충견, 애완견, 역적, 간신배, 줄타기 명수,
칼잡이 등 별명도 가지가지다.
“니가 검사냐?”
모 검사가 상갓집에서
다른 검사로부터 들은 말이란다.
그런 치욕이 또 어디 있겠는가.
파렴치한 범죄자보다도 더 하다.
쪽 팔려서 얼굴을 어찌 들고 다닐까.
예전엔 영화 속에 주인공처럼
“정의의 사도”라는 별명밖엔 몰랐었다.
삶은 인정투쟁(認定鬪爭)이란다.
인정받고 싶다는 절실함이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든다.
실력으로, 능력으로
인정을 받아야 마땅하다.
줄서기로, 아부와 아첨으로
인정을 받으면 끊어지게 마련이다.
영화나 Drama에는 주인공이 있다.
그 주인공은
그저 예뻐서,
그저 매력적으로 생겨서
획득하는 자격이 아니다.
고난과 시련을 꿋꿋하게 이겨내는 사람,
탄탄대로만 걷는 사람이 아니라
험난한 길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
너무 이르게 등장해서도 안 되며
너무 늦게 나타나도 안 되고
결정적인 타이밍에 등장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바로 주인공이다.
Linchpin!
마차나 수레, 자동차의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중심축에 꽂는 핀,
어떤 조직이나 일에서 핵심적인 존재,
구심점이 되는 인물,
꼭 필요한 동반자,
중요한 우방,
급소를 뜻한다.
검사가 그런 존재라 믿고 싶다.
이시대의 주인공이다.
어떤 평가를 받을까,
조바심을 내는 게 아니라,
눈치를 보지 않고,
흔들림 없이,
법과 원칙과 양심에 따라
정의를 실현하는 사람이다.
지금은 올바른 검사들에게
시대적 사명이 부여된
검사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