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을 나이

Peter-C 2021. 9. 16. 07:55

가을 나이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찻잔 옆으로

낙엽이 놓여있는 그림이

정겹게 느껴진다.

가을이다.

 

꽃 대신 열매다.

열매가 익어가는 철이다.

상큼하고 탐스럽다.

풍성한 느낌이 좋다.

 

어디 나무 열매뿐인가,

이 몸도 익어간다.

 

내 나이, 가을이다.

젊었을 적 나이엔

계절의 나이를 못 느꼈었다.

 

지나고서야

아쉽고 안타깝다.

이 가을에

뒤늦게야 깨쳤다.

나이에 걸맞게 익어야 않겠나.

 

열매는 싱싱하게 여물어지는데

잎사귀는 시들시들 색깔을 입어

열매를 돋보이게 한다.

 

가을바람이다.

제법 선선하다.

햇볕은 여전히 따갑다.

덥다가도 싸늘하다.

찬 바람이 싫었다, 좋았다 한다.

변덕스럽다.

 

가을바람은 사납지가 않다.

숲 울림은 가을이 오는 소리다.

높은 가을 하늘과 어울린다.

마음도 깊어진다.

 

그 마음은

보이지도 않고,

그저 느낌으로만 여겨지는,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는,

이 가을의 축복이다.

 

무턱대고 고맙고

덮어놓고 감사한 마음이

차오른다.

 

뜬금없이

이 가을에

고마운 마음으로

열매를 맺고 싶다.

 

아버님!

어머님!

하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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