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냄새
노인 냄새는 고약한 느낌이지만
할아버지 냄새는 따뜻한 기분이다.
이든저든, 요즘 냄새와의 전쟁이다.
냄새 날까봐 조심 조심이다.
특히 입 냄새 때문에
틈만 나면 입가심을 한다.
입 냄새를 비롯한 노인 냄새는
그 원흉(?)을 찾기란 매우 어렵다.
나이 값이다.
냄새 앞에 뻔뻔할 수가 없다.
아침저녁으로 목욕을 해도
나는 모르겠는데,
냄새가 난다고 질색한다.
Elevator에서 노인 냄새가 나면
어떻게 하느냐며 질책(?)도 무섭다.
불쾌한 냄새를 풍길까봐
내의도 때때로 갈아입는 등
신경을 많이 쓴다.
딸아이는 내방에서
노인 냄새 난다며
수시로 향수를 뿌린다.
향수냄새 또한 Stress다.
익숙하지 않아서다.
속내의, 베갯잇, 수건 등
냄새를 맡아보곤 가라치운다.
그때마다 궁상맞게 느껴지고
내가 청승스럽게 보였나 긴장한다.
바깥나들이를 할라치면
냄새를 맡아보면 법석이다.
노화를 누가 막을 수 있나?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청결을 위해 사각지대를
샅샅이 씻을 수밖에 없다.
사타구니, 발가락 사이, 겨드랑이,
귓불 주위 등 구석구석
냄새제거 작전이다.
나이가 들면서
이 눈치 저 눈치 살피지 않고
적당히 즐겁게 살고 싶다는
꿈이 생겼는데,
노인 냄새가 훼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