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와 글쓰기
학교를 다닐 적엔
일기쓰기라는 의무적인 숙제였다.
젊었을 적엔
핑계가 궁색하지만
부여된 맡은 바 임무 수행에
전념하느라 글쓰기를 할 여유가 없었다.
이제 백수가 되어
하고 싶은 일 중에 하나로
글쓰기를 한다.
어렸을 적 일기를 쓰듯
상투적인 글쓰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편견과 선입견이 물씬 풍기는
식상하고 진부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그게 뜻대로 잘 안 된다.
내 글쓰기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평가자도 없고,
이리저리 안내를 해주는 스승도 안 계시고,
이렇게 저렇게 쓰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조언자도 없다.
내 멋 대로다.
그러다보니 발전이 없다.
젊음의 상징인 번득이는 채치는
원래부터 찾기 힘들고
이제 나이가 들어
사려가 깊은 통찰이 장점인데
그마저 내겐 부족하다.
더구나 경쟁도 없으니 편하긴 해도
어째 맥이 빠진 기분이다.
내용이 밍밍하고
재미나 흥미가 부족하다.
SNS에는 좋은 글, 훌륭한 글들이
매일 쏟아진다.
존경스러운 일이지만
아무나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재능이 부족해 같잖은 글이지만
삶의 일부로 끊임없이 애를 쓰는데
글쓰기 자체만으로
보람과 가치를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