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말보다 글이 편하다
난 말주변이 없다.
남을 과도하게 의식해서
남 앞에 말하기를 주저한다.
남이 나를 흉볼라 겁을 낸다.
난 말보다 글이 편하다.
글은 생각하면서
단어와 문장을 고를 수가 있다.
사실 글도 자랑할 정도가 아니다.
말실수도 겁난다.
글 실수는 고치면 된다.
잘못된 걸 알아채면
더하거나 빼거나 바꿀 수가 있다.
살아오면서 말실수의 기억은
꽤나 오래가며 나를 괴롭힌다.
그때 내가 왜 그 순간에
그런 말을 했나,
부적절하지는 안 않나 하고
후회를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말재주는 임기응변(臨機應變)이 있어야한다.
재치(才致)와 해학(諧謔)이다.
말솜씨의 기본이다.
난 임기응변이 턱없이 부족하다.
말은 후회스러울 때가 많다.
그때 내가 그 말을 했어야 했는데.
그 말이 왜 이제야 생각이 나나.
상대방이 오해를 하지는 않을까.
아쉬워할 때도 많다.
글은 후회가 되면
얼마든지 고치면 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재미있고 즐거운 일,
슬프고 안타까운 일,
괴롭고 힘들었던 일 등
기억과 추억들을
능청스럽고 천연덕스럽게
이야기를 잘 하는 사람을 보면
부럽고 존경스럽다.
난 그런 이야기들을 글쓰기로 하면서
내 삶을 성찰하고자 한다.
글쓰기를 하면서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다듬어지니
말보다 글이 편해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