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전한 마음
이유 없이 허전한 마음이다.
낙엽이 쓸쓸해 보인다.
계절 탓이다.
가을은 늘 그렇다.
나이가 드니 더욱 공허하다.
안 그런 척
행복한 척하느라
애를 많이 썼다.
어젯밤에는 멋진 보름달이
내 마음을 달래 줬다.
신비롭고 아름다웠다.
오늘 아침에는 언제 그랬느냐 듯
날씨가 잔뜩 흐리다.
뭔가 못 마땅한듯하다.
늘 좋을 수는 없다.
흐린 날이 있으면
밝은 날도 있다.
번잡스럽고 지저분한 느낌도 있지만
즐겁고 가벼운 기분도 때론 있다.
늘 맑고 밝을 수만은 없으리라.
늘 그러길 기대하면 지나친 욕심이다.
늘 좋은 사람,
모든 이들에게 좋은 사람일 수는 없다.
좋은 사람이길 애를 쓰면
그러면 된 것이다.
멋지고 훌륭한 사람은 못되더라도
치사하고 구차한 사람이 아니면 된다.
더더욱 좀스러운 사람은 싫다.
가끔 내가 그러니 창피스럽다.
그게 내 마음을
공허하고 허전하게 한다.
가을은
왠지 쓸쓸하고 외로움을 탄다.
이유가 없다.
나만 그런 게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