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럼 이야기

어디서 그런 용기가

Peter-C 2015. 12. 27. 07:57

 

 

동기회에 은악회가 있다.
악기 연주 음악 동아리다.
매우 멋지다.
부러움의 대상이다.

악기 연주는
은퇴 후에 할 일로
손꼽히는 일 중에 하나이다.

흥미와 재능이 있다면
취미로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나는 관심은 있으나
재능은 꽝이다.

만약 악기 연주를 배울 것이라면
“Drum”을 염두에 두었었다.

내 생각에 쉬울 것 같아서다.
음악적인 감각보다는
운동신경이 좋으면 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수원시 세류동 주민센터의 Drum교실에서
9개월째 배우고 연습을 해 오고 있다.

생각보다 무척 어렵다.
실력도 쉽사리 늘지가 않는다.

은악회 송년 연주회에 초대를 받았다.
고마운 일이며, 마다할 이유가 없다.

회원들의 악기 연주 때에
옆에서 Pad를 두드리며 연습을 할 양으로
Pad를 분해해서 짊어지고 갔다.

은악회 회원들의 연주동영상을
핸드폰에 다운받아서
연습에 활용하고 있다.

“당신”, “저 푸른 초원위에”
“번지 없는 주막”, “Autumn Leaves”
“A Love Until The End Of Time” 등이다.

이마저도 사실은 얼마 전부터의 일이고,

간신히 박자를 맞추는 정도다.

송년 연주회는 신대방역 근처에 있는
“7080 Live Cafe”라 했다.

들어서니 무대에는 Drum을 비롯해서
연주기기들이 눈에 확 들어왔다.

중압감을 피할 수가 없었다.  

몇몇 회원들이 연습을 하고 있었다.
나도 Drum에 앉아서 두드려봤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 모르겠다.

실은 배경 음악이 흘러나와
나의 어설픈 Drum 소리가
묻힐 것이라는 안도감 때문일 것이다.

회원들 한 사람 한사람 모두
매우 훌륭한 인물들이다.

악기 연주는
꾸준한 의지와 노력으로
연습이 근본이다.
그 누구도 대신 할 수가 없다.
성실성이 없으면 이루어 낼 수가 없다.

악기 연주는
서로의 배려이다.
이해와 포용력이 없으면
함께 할 수가 없는 노릇이다.
10년 이상의 동아리 활동 자체가
이를 증명하는 것이다.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착하고 아름다운 마음씨이다.

 

성실성, 배려심, 마음씨,
회원들 면면(面面)이 모두 그렇다.

나도 연주를 한답시고 Drum에 앉아서
흉내를 냈다.
내가 건방을 떨었던 것이다.
약간도 아니고 그것도 많이.

나의 어설픈 Drum 연주로 인해
다른 이의 연주에 도움은커녕
방해가 분명했을 터.

회원들은 나의 그런 건방을
받아 주었다.
Pad는 배낭 속에서 잠을 잤다.

사실 이는 나에겐
내일생의 중대한 사건의 하나임이 분명했다.

잘 한다고 격려까지 해 주었다.
특히 H는 연주 시에 Drummer는
지휘자에 버금가는 역할의 중요성을
나에게 일깨워줬다.

고맙기 그지없다.

앞으로 이런 용기가
또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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