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적은 이유
나는 말을 잘 못한다.
그래서 말을 잘 안한다.
잠자코 있으면
중간은 간다고 철저히 믿고 있다.
어쩌다 말을 했는데
말실수로 번지면 후회가 겁난다.
말을 잘 하는 사람을 보면
굉장히 부럽다.
청산유수(靑山流水)로
쉼 없이 말한다고
말을 잘 하는 것은 아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단어를 적시적절하게 인용을 잘하고
논리(論理)가 정연(井然)하며,
이해하기 쉽게
쉬운 말로 한다.
무엇보다도 분위기에 맞게
듣는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고
재치까지 있어, 멋져 보인다.
하고 싶은 말을 마음대로 내뱉을 수 있다?
이 세상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가슴에 묻어두면 병이된단다.
Stress란다.
하루 종일 하는 말들 중에
듣기 좋은 소리와 싫은 소리의
비중이 각각 얼마씩이나 될까?
칭찬과 기분을 좋게 하는 농담을 제외하면
대부분 훈계나 잔소리쯤으로 여긴다.
대개가 안 해도 될 말들이다.
말이 적어지는 이유다.
불평도 어지간하면 피한다.
불평 섞인 말을 하면
나부터 먼저 기분이 그렇다.
함부로 불평을 했다간
싸움으로 번지기 일쑤다.
불만도 웬만하면 삼간다.
불만을 이야기하면
상대방뿐만 아니라 나도 역시
기분이 찝찝하다.
투정도 요령껏 하지 않으면
안 하니만 못하다.
Humor와 함께 하면 몰라도
상당한 기술을 요한다.
대화중에 비판 섞인 지론을 펼치면
조심해야한다.
상대방의 자존심을 건드리면 안 된다.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것은
최대의 실수다.
어떤 사안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면서 평가를 할 때에도
상대방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
자긍심에 흠집을 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기분도 상하고
마음의 상처도 입으면 큰일이다.
남의 말꼬투리를 잡는 것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남의 의견에 꼭 토를 다는 버릇도
좋지 않다.
덧붙이는 것도 매한가지다.
예나 지금이나
집안의 어른들이 말없이 근엄한 이유가
말이 많으면 실수로 이어지거나
체신이 없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어른의 기침소리로
부인과 며느리를 비롯한 식솔들이
어른의 의중을 알아챈다는 것 아닌가.
그렇다고 “대화단절”이라고 하지 않는다.
말은 없어도
따스한 마음이야 전해진다.
침묵이 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