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하루
뜨거운 여름에는
추운 겨울이 그립듯이,
추운 겨울에는
무더운 여름이 그립겠지.
밤에는 낮이 그립고
낮에는 밤이 그립듯이,
아침엔 저녁이 그립고,
저녁엔 아침이 그립다.
그립다는 건
때가 되어 오니까
기다려지는 것이다.
언젠가는 오지 않겠어.
단지, 조급하게 기다려지는 거지.
끝이 아니거든,
끝나버리면 기다려지겠나?
아예 포기하고 말지.
잃어버리는 것도,
잊어지는 것도,
없어지는 것도 아니거든,
단지, 기다려질 뿐이지.
지금 당장
힘들지만 어쩌겠어.
고통이라지만
견뎌지잖아.
사실 힘든 것도 없어.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냐.
멀리 떨어져서 보건,
가까이 있건,
아무것도 아냐.
제까짓 것이
앞으로 며칠 버티겠어.
후덥지근하다고
짜증부리면,
주위 사람이 불편해.
못 참는 건,
아직 덜 성숙했고,
아직 덜 세련되어,
더 익어야 한다는 거지.
철들기가 싫은 건지.
철들기를 거부하는 건지,
응석을 부리는 건지,
몽니를 하는 건지,
몸부림이다.
늘 사랑하고,
늘 친절할 수만 없고,
늘 착하고,
늘 아름다울 수만 없다.
그리울 때도,
서운할 때도,
우울할 때도,
쓸쓸할 때도 있는 법,
삶이 다 그런 거지 뭐.
찝찝하고 무더운 여름이지만
차가운 수박을 한 입 깨물어
입 안이 시원하듯
달콤하고 청량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여름도 있다.
삶을
아름답고
지혜롭게
다듬어야한다.
오늘도 하루
열심히 버텼는가?
보람은 있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