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부터
창밖을 내다봐도 나무가 보이고
길을 가다보면 가로수가 있다.
나무는 흔히 쉽게도 눈에 들어온다.
보통 땐 아무 생각 없이,
어느 땐 각별한 눈총으로 보게 된다.
산책길에서 나무는 생명의 기운을,
멀리보이는 산의 나무숲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가까이 정원에 서 있는 나무는 친근감을 준다.
숲속을 거닌다는 건
나무를 바라보며
마음 수행을 한다는 뜻이다.
나무를 보며
자연의 신비를 느끼고,
생명의 지혜를 깨닫고,
감사와 은혜를 쌓는다.
나무로부터
편안함과 안정감,
포용력과 인내력을 내려 받는다.
잡다한 생각들이 스쳐지나가고
어떤 상념은 정리도 된다.
둘레길 산책을 하는 이유다.
나무는 뿌리가 있고,
줄기가 있어 버티며,
하늘을 향한 가지 끝에는
잎사귀가 평화롭게 하늘거리고 있다.
뿌리는 지하세계로 과거이며,
줄기는 지상세계로 현재이고,
잎사귀는 천상세계로 미래를 상징한단다.
뿌리는 당연히 튼튼해야한다.
튼튼하지 못하면 성장을 할 수가 없다.
기본과 근본이 튼튼해야함이다.
뿌리 깊은 나무는
전통과 안정과 번영을 상징한다.
줄기는 생존이요,
현재의 삶이고, 성숙이며,
정체성이요, 순리이며, 현실이다.
줄기는 억세고 힘차게
현재를 견뎌내고 버틴다.
건강한 힘이다.
열정적인 줄기만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천상세계인 가지와 잎사귀들은
꿈과 희망을 추구하는 미래다.
하늘 끝까지 치솟으려한다.
실한 나무를 쳐다보고 있자면
마을을 수호하듯 품위와 위엄이 서린
노거수(老巨樹)처럼
당당하고 훌륭하다.
사사로움이나
간사함이 없는
마음에 사특함이 없는 듯하다.
오늘도 변함없이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