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

Peter-C 2019. 2. 21. 07:38



친구들과 만남은
으레 밥 먹고 술을 마신다.
경조사 때도 마찬가지다.

주는 대로 받아먹고 마셔
취하기가 일쑤다.
거절을 잘 못한다.

요즘은 많이 마시면
속에서 부대낀다.
편치가 않다.

사실 건강유지에도 좋지 않음을
체력적으로도 느끼고 알고 있다.

술은 인류역사와 같이 했는지도 모른다.
모든 예식에 빠지지 않는다.

기쁘면 기쁘다고
슬프면 슬프다고 마셨다.
성공하면 축하한다고
실패하면 위로한다며 마셨다.

나는 술을 좋아하고 즐기기보다는
주는 잔을 뿌리칠 줄을 모른다.

남들도 다들 먹고 마시는데
나만 고집부리는 것 같아서
그냥 어울리고자 먹고 마신다.

사실 술맛도 잘 모른다.
이름난 고급 술, 비싼 술이
왜 좋은지 잘 모른다.
옛날부터 그랬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친구들을 사귀려면
어쩔 수없이 술좌석이 있게 마련이었다.

아예 못하는 것도,
잘 하는 것도 아니었다.
억지로 마신 적도 많다.

술버릇이 나쁜 사람도 봤다.
술좌석이 얼른 끝나기를 바란 적도 많다.
즐거운 술좌석도 있긴 있었다.

술좌석은 웃고 떠들게 마련이다.
술기운에 말도 많아진다.

진짜 속마음을 알아보려고
술을 권한다고도 했다.

요즘은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술들을 예전처럼 많이 마시지는 않는다.
음주운전은 범죄라는 인식이 박혔다.

술을 끊었다고 선언하면
그런 줄 안다.

“당뇨가 있어서.”
“통풍이 겁나서.”등 핑계를
거리낌 없이 말하고,
이유를 더 이상 캐묻지도 않는다.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술을 마시기를 권하지 않는다.

어떤 때는 적당히 허전해서
흠뻑 취하도록 마시고 싶어도
입에서 받아주질 않는다.

이제야말로 술 한 잔을 놓고
마냥 음미(吟味)를 해 가며
마실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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