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도 늙었나?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가볍지 않다.
무거운 마음으로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니
얼굴이 낯설다.
세수하면서 유심히 얼굴을 보니
늙은 기색이 확연하다.
안타깝지만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가.
마음도 분명히 늙었을 텐데,
늙었으면 어쩌나.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마음은 청춘 같다.
마음이 늙었다는 건,
마음이 성숙해져서
노숙하고 세련되었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옹졸하고 옹색하며
궁색해진 느낌이다.
괜히 우울한 느낌의 원인이다.
세상일에 사사건건 시비다.
마음에 들지 않는 일들뿐이다.
세상사 모두 그러려니 하면 될걸
나의 일처럼 언짢아한다.
역시 마음도 늙었음이다.
자연스러운 일이 부자연스럽게 보이거나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마음은 흔들리며 헛갈린다.
내 마음이 이상하게 된 것 아닌가,
내 마음이 미덥지가 않다.
오늘은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내일은 새 대통령의 취임 날이다.
신임 총리도, 각부 장관도
임명이 오리무중이다.
눈에 보이는 흠집 내기와 몽니다.
치졸하고 사악한 발목잡기다.
찝찝하게 출발할 수밖에.
고약하다.
정권교체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줄 알았는데
내 마음도 역시 늙은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