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풍경
건물 하나,
구름 한 조각,
나무 한 그루,
혼자보다는 하나하나가 모여
아름다운 풍경을 이룬다.
심심할 때,
울적할 때,
내 마음의 풍경을 꺼낸다.
태어나 초등학교까지 살았던 염리동 집,
중학교 들어가자마자 길 건너 대흥동 집,
앞마당 우물, 장독대, 뒷마당 꽃밭,
벽오동 나무, 대문, 미닫이 방문 등
정겹지 않은 구석이 없다.
석바대 신작로에서
검둥산(검단산) 품에 안긴
외갓집 동네를 바라봤던 풍경이
아련하다.
등산모임을 주선하며
북한산, 불암산, 수락산, 도봉산,
인왕산, 관악산, 청계산, 수리산 등
여기저기 다녔다.
산 정상에 올라
산 아래 펼쳐졌던 풍경이
삼삼하다.
바람이 불거나
바람이 없어도
연 배낭을 메고
신대호수 둑길에서 바라보는
호수와 호수 끝 아파트 풍경이
정겹다.
나무, 바위, 구름,
가깝고 먼 산, 장난감 같은 아파트,
생판 다름 것들이 어우러져 만든
아름다운 풍경이다.
잠시 가만히 눈을 감고 상상하면,
더 또렷이 그려진다.
산만했던 생각과 마음도
슬며시 가라앉는다.
더욱 또렷하게 그려지면
오죽이나 좋겠나.
보는 마음이 고와야
더욱 아름답다고 해서
마음을 가다듬는다.
내 마음의 풍경 속에서
바람이 스쳐지나가듯,
구름이 떠돌다가듯,
생각도, 마음도, 시간도
속절없이 빨리도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