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의 봄
원터골에서 출발
진달래 능선으로 해서
옥녀봉을 다녀왔다.
진달래 능선에
진달래는 거의 볼 수가 없었다.
진달래 철이 벌써 지나갔다.
언제 그랬느냐는 듯
사방은 온통 신록으로 우거졌다.
햇볕이 따사로운 것이 아니라
뜨겁다.
햇볕을 찾는 것이 아니라
피해야만 했다.
4월을 하루 남겨놓고 있는데
5월은 무더울 것이라는 예보다.
봄이 눈 깜짝 할 사이에
매정하게 지나가 버린 느낌이다.
등산객들 중에는
반바지, 반팔 옷을 입은 사람도 눈에 띤다.
대개는 더워서 쩔쩔매는 모습이다.
여름이 멀지 않았음을 직감하게 된다.
제철 분위기를 맛보고 느끼고자 하려면
부지런을 떨지 않으면 놓치기 십상이다.
이래저래 하는 것 없이
세월은 쏜살같이 지나가 버린다.
뒤도 안 돌아보고
앞만 보고 냅다 달린다.
쫓아가기가 벅차다.
숨이 가쁘다.
늙었음을 깨닫게 만든다.
슬그머니 다급해진다.
촌음(寸陰)을 아끼자.